[기고] 중국 대신 인도?...‘인도 대망론’의 허와 실 (사미드 바샤 SCMP 칼럼니스트)
○ 호주를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무역 및 투자 파트너라고 보고 있지만 인도의 크지 않은 경제 규모, 열악한 투자 환경, 표준 이하의 인프라는 성공적인 협력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임.
- 호주는 경제적, 군사적 측면에서 인도가 중국에 대한 균형추라고 보고 있으며,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를 통해 호주 기업들이 중국에서 인도로 점진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기고 있음.
-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2022년 인도에 대한 투자환경보고서(Investment Climate Statement)에서 인도를 ‘사업하기 어려운 국가(a challenging place to do business)’로 지목하고 보호주의 조치, 높아진 관세, '인도 표준'에서 국제 표준으로 조정 불가능 등을 단점으로 지적한 바 있음. 인도는 2023년 경제 자유 지수 세계 131위, 아시아 태평양 지역 39개 국가 중 27위를 차지했으며, 외국 자본에 대한 지분 제한을 두고 있음.
- 또한 인도 세법의 모호함으로 인해 보다폰(Vodafone), 케른 에너지(Cairn Energy), GE 캐피털 등의 기업들이 인도 세무 당국과 갈등을 겪고 있어, 인도가 외국인직접투자(FDI) 허브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음.
- 2019년과 2021년 사이 인도로의 FDI 유입은 전 세계 대비 3.4%에서 2.8%로 감소한 반면, 중국으로의 유입은 14.5%에서 20.3%로 증가함. 최근 몇 년 동안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 스코틀랜드 왕립 은행(Royal Bank of Scotland) 등의 기업이 인도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으며, 메트로 AG(Metro AG)는 인도 진출 20년 만에 인도에서 사업을 매각했음.
- 2021년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7조 7,000억 달러인 반면 인도는 3조 2,000억 달러임. 인도는 GDP의 30%만 투자하는 반면 중국은 50%를 투자하며, 인도는 경제의 20%가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반면 중국은 30%가 제조업에서 창출됨. 중국은 도로, 공항, 항만, 철도 등에 투자하고 FDI 규제를 간소화하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인프라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구축하고 있음.
- 인도의 경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빈곤은 여전히 거대한 대도시에서 가장 부각되는 특징임.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인도 중앙은행 전 총재조차 "경제 규모가 훨씬 작기 때문에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듯, 인도가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아직 수십 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임.
- 중국은 미국의 잠재력을 뛰어넘기 위해 기술 주도형 경제로 변모하고 있으나, 인도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많은 인구를 제조업 기반으로 활용하여 시장 주도 경제로 자리매김하고자 함.
- 2021년 기준 인도는 호주의 6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이자 4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호주 전체 수출에서 4.2%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호주 전체 무역의 32.2%를 차지한 최대의 무역 파트너임.
- 호주는 인도와 양자 무역을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라고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음. 현실을 냉정하게 고려하지 않고 희망에 근거한 지정학적 결정은 국가의 수출 산업을 위태로운 상황에 빠뜨릴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함.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